'그림자'는 융의 분석심리학에서 등장하는 개념이다. 말하자면...자신의 모습 '이면'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몹시 강한 사람의 그림자는 연약함이라고도 볼 수 있다. 융의 심리학에 바탕을 둔 이 저서는 그러한 나와 그림자, 대극에 놓인 두 면이 통합되어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성숙해 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말한다. 인상 깊었던 것은 자신의 그림자를 발견하면서, 균형을 잃은 자신의 상태를 발견하는 것이었다. 예컨데, 어느 날 너무 자유로워보이는 사람이 괜히 싫어지고 미워진다면, 나의 그림자는 '자유'이며....내가 현재 너무 자유를 억압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는지 성찰해 보아야 한다는 것. 자신의 그림자를 볼 때 일어나는 감정은 불쾌하고 또 질투에 가까운 것 같은데....그것이 내가 또한 지니고 있는 이면이라는 해석이 흥미로웠다. 지난 학기에 기말 과제로 제출했던 융의 '개성화 과정'을 다시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었다.
2. 애도 : 대상관계정신분석의 관점 /수잔 캐벌러-애들러
모 작가가 애도라는 주제로 저서도 내었지만, 실제 애도의 개념은 프로이트가 논문으로 쓴 주제이기도 하다. 그 책이 다소 대중을 위한 말랑말랑한 에세이였다면, 본 저서는 대상관계와 정신분석 관점에서 바라본 본격적인 이론서이자 사례집이다. 애착을 가진 대상을 상실한 뒤 그것을 극복해 내는 능력의 정도를 대상관계이론적인 측면에서 분석해 낸 책이다. 과연 '애도'라는 것은 무엇인지, 대상상실을 애도하고 극복하지 못했을 경우 심각하게는 자기파괴까지 이어지는 과정들을 대상관계 이론 및 정신분석 측면에서 서술한다. 원래 정신분석이 그렇지만 추상적인 서술이 많아서 조금 난해하게 느껴지는 점이 흠이었다. 정신집중이 살짝 흐트려지는 순간, 여기는 어디?, 라는 기분이 들더라는. -_-
3. 상실수업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20세기 100대 사상가 중 하나인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의 책이다. 평생 인간의 죽음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한 사상가의 성실함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묻어나는 책이었다. 사실 유월에 애도나 상실에 대한 책을 많이 읽은 것은 집단상담 수업 과제인 집단상담 프로그램짜기 과제를 하기 위해서였다. 애도집단을 위한 프로그램을 짠다는 것이 너무 어마어마한 일임을 깨닫고 주제를 바꾸었지만, 상실과 애도에 대한 학습은 그에 대해 생각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의 메세지는 단순하고 강렬하다.
"자신이 마음껏 슬퍼하도록 내버려 두라."
울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슬픔을 참고 극복해 내야한다는 말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이 얼마나 다정하고 상냥한 말인지 모르겠다.
참지 말고, 사랑하는 대상을 상실한 것을 자신이 마음껏 슬퍼하도록 내버려두고 울어라, 슬픔에는 끝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실감의 밑바닥까지 가보라. 그러면 다시 살아가야 할 이유가 떠오를 것이다. 그 때, 힘을 내어 앞으로 나아가라. 살아가라.
내가 그의 책에서 들은 이야기는 이것이었다. 책을 다 읽었을 때쯤엔 눈가가 젖어왔다.
4. 슬픔이 내게 말을 거네 : 내 안의 슬픔을 치유하는 방법 / 러셀 프리드만, 존 제임스
살아가는 동안 대상을 상실하는 경험은 참 많다. 키우던 화초나 애완견에서부터 가족이나 연인까지. 사실 인간은 어떤 식으로든 살아가면서 상실을 경험하게 되어 있다. 그것을 시기가 언제이든 간에 상실한 슬픔은 시간이 흐르면서 잊힐 뿐이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마음 깊은 곳에 조용히 갇혀 있을 뿐이다. 때로는 이겨내야 한다는 가혹한 자기통제 때문에, 때로는 그것을 감추고 잊은 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변환경 때문에.
이 책은 사라지지 않는 상실감과 슬픔을 감추고 혼자서 어쩔 줄 몰라하는 이들을 위한 지침서이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상실 수업>이 따뜻한 위로라면 이 책은 상실감을 극복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단계를 제시한다. 개인적으로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저서가 훨씬 감동적이었지만, 혼자서 상실감을 치유해갈 구체적인 방법을 찾는, 외롭고도 지적인 이들에겐 이 지침서가 반가울지도 모르겠다.
5. 불안의 심리 / 프리드리히 리만
최고의 명저!...라고 감히 손꼽고 싶은 책이다. 알고보니 독일 심리학의 명저였다. 제목만 봐서는 왜 불안해 지는지 설명을 줄줄 해놨을 것 같지만, 훨씬 더 깊이가 있는 책이다. 저자는 인간이 가진 근원적인 불안을 네 가지로 분류한다. 자기헌신에 대한 불안-자기되기의 불안, 변화에 대한-필연성에 대한 불안. 자기헌신에 대한 불안은 자아상실의 불안과 연결되며 이러한 불안이 강할 경우 타인과의 감정적인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경향을 가진다. 반면 자기되기의 불안은 고독에 대한 불안과 연결되며 타인에게 매우 의존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변화에 대한 불안은 보수적인 사고와 행동으로 나타나며, 필연성에 대한 불안은 구속이나 속박에 대한 저항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설명하고 보니....정말 이 명저의 풍부한 내용을 간략하게 전달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이 저서는 단순히 인간의 불안을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눈 것이 아니라 그러한 불안을 가진 인간들이 가지는 삶의 형태와 '인간 자체'에 대한 이야기로 옮아간다. 그래서 자기자신에 대한 이해와 타인에 대한 이해가 한층 깊어진다다. 깊은 성찰이 매우 인상 깊었고, 저자가 가진 인간에 대한 애정과 통찰력이 따뜻해서 책을 덮고 나니 코 끝이 찡했다. (...그러나 대학원 동기쌤들에게 권하자 내가 코 끝이 찡하다는 책은 절대로 재미없다고...나중에 각오를 하고 읽겠다고 했다. -.-)










불안의 심리 읽고 싶네요. 심리학 서적을 많이 보고 계시는군요. 계속 공부하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좀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